벵에돔 전유동 이야기..

벵에돔낚시를 할 때 반유동과 전유동 중 상황에 따라 반유동이 위력을
발휘할 때도 있고, 반대로 전유동이 효과적일 때도 있습니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찌멈춤매듭을 묶고 일정 수심을 공략하는 반유동
보다는 째매듭(반달구슬)이 없이 다양한 수심을 공략하는 전유동이
효과적일 때가 많습니다.

벵에돔은 감성돔과 달리 바닥층이 아닌 중층까지 부상해 입질을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입질 수심을 정확히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수심층을 공략하는 게 유리한 것입니다.
또한 벵에돔은 이빨이 강하지 않아 미끼를 갉아 먹거나 삼키는 특성이
있으므로, 활성도가 대단히 높을 때를 제외하곤 입질이 대부분 약습니다.
이처럼 입질이 약은 경우엔 반유동보다 전유동으로 공략하는 게
훨씬 유리 합니다.

전유동은 찌멈춤매듭(반달구슬)이 없어 입질이 약으면 아무런 표시가 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처럼 찌에 아무런 표시가 나타나지 않는 게
오히려 조과를 올리는데는 도움을 줍니다.
다소 의아하게 들리겠지만 이는 분명한 사실입니다.
찌가 감빡거리거나 조금 잠기는 정도에 그치고 마는 약은 입질이 계속될
때는 아무리 잔존부력을 줄인다 해도 반유동으로는 정확한 챔질타이밍을
맞추기가 어렵습니다. 다행히 본신으로 이어진다면 얼마든지 벵에돔을 낚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고 찌가 깜빡거리고 미끼만 계속해서 뺏길 뿐입니다.
벵에돔은 대단히 호기심이 많고 공격적이지만, 경계심심도 유별나 조금만
이상하다 싶으면 완전히 삼킨 크릴도 한번에 뱉어내 버립니다.

따라서 아무리 잔존부력을 줄였다 해도 찌매듭에 걸려 있는 저항을 감지할
정도로 예민한 상황이라면 예신이 본신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잔존부력이 전혀 없다는 제로찌를 써도 이런 현상이 일어납니다.
제로찌는 부력이 거의 없어 이론적으로는 아무런 저항이 없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부피가 있으므로 이에 따른 저항이 생기게 됩니다.
이런 저항이 벵에돔으 경계심을 자극하는 것입니다.

전유동의 비밀은 미끄러지며 빠지는 원줄

전유동낚시에선 이런 약은 입질을 쉽게 극복할 수 있습니다.
좀더 엄밀히 말하면 이처럼 약은 입질은 미처 찌게 나타나지 않기에 약은 입질에
시달리지 않아도 됩니다.
그렇다면 오히려 조과를 올리는데 마이너스가 아닐까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아무리 약은 입질이라도 100% 파악하고 정확하게 챔질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은 상황 아래서는 잔존부력이 적은 찌를
써 전유동으로 공략하는 게 효과적입니다.

이처럼 전유동낚시가 효과적인 이유는 다름아닌 원줄의 미끄러짐 덕분입니다.
전유동낚시에서는 찌멈춤매듭(반달구슬)이 없기에 입질이 약은 경우엔
원줄만 미끄러져 조금 빨려 들어갈 뿐 찌에는 별다른 반응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하면 찌로 인한 저항을 거의 받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벵에돔이 미끼를 물었을 때도 반유동채비와는 달리 이물감을 거의
느끼지 않아 곧장 본신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전유동낚시로 벵에돔을 노릴 때 찌가 들어가는 것을 보고 챔질을 하면 빈바늘(?)만
올라오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찌가 들어 가는 것은 이미 미끼를 삼킨 뒤, 벵에돔이 돌아섰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벵에돔이 대단히 민감한 상태라면 아무리 전유동으로 노리더라도 흔적없이 미끼만
없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럴 때도 목줄을 좀더 가늘게 쓰고, 바늘도
작은 것으로 바꿔주면 몇마리 정도는 어렵잖게 낚아낼 수 있습니다.